홍콩영화는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며 '아시아의 할리우드'라고 불렸습니다. 이 시기의 홍콩영화는 작품성과, 화려한 영상미로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습니다. 오늘은 홍콩영화 중에서도 사랑에 관한 영화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제의 영화 색계
영화 색계는 2007년 개봉한 홍콩 영화로, 1985년 중국 작가 장제밍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장국영, 탕웨이를 주연으로 한 영화입니다. 중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했으며, 두 남녀의 사랑과 욕망, 그리고 당시 혼란스러웠던 중국의 정치적 모습까지 담아낸 영화입니다. 영화줄거리는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였고 당시 중국의 난징이 일본군에 점령되었습니다. 친일파였던 미스터우(배우 양조위)를 암살하기 위해 왕치아즈(배우 탕웨이)를 막부인으로 위장시켜 그에게 접근하게 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왕치아즈를 보자마자 욕망에 휩싸인 미스터우였지만, 워낙 철두철미하고 냉철하였던 그는 절제심을 가지고 그녀를 차갑게만 대하고, 상하이로 발령을 받아 암살시도는 실패를 맞는다. 다시 계획을 세워 3년 후 상하이로 간 미스터우를 만났지만 이 둘은 서로의 강렬한 이끌림에 빠지게 됩니다. 미스터우의 진심을 느끼고 사랑하게 된 왕치아즈는 결전의 순간 그에게 도망 치라하고, 그를 암살하려던 일당과 함께 잡혀 결국 총살을 당해 죽게 됩니다. 색계는 시대적 상황에서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을 사랑하게 되며 느끼게 되는 욕망과 절제를 잘 그려내고 있는 영화이며 당시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탕웨이의 파격적인 정사신과 아름다움으로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몰았습니다. 이 영화는 홍콩과 미국의 합작영화이며 예고편이 나왔을 당시 홍보의 모든 초점이 에로틱에 집중됐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으로 평가받으며 2007년에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 있는 영화로 평가됩니다. 여주인공이었던 탕웨이는 색계로 단번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로 부상하게 되었으며, 특히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 화양연화
홍콩영화 화양연화는 왕가위 감독 작품으로 양조위, 장만옥이 주연을 맡아 2000년에 개봉하였습니다. 영화 줄거리는 19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했으며,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두 쌍의 부부가 서로의 배우자가 불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하는 비밀스러우면서 은밀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1962년 홍콩, 한 아파트로 같은 날에 두 쌍의 부부가 이사옵니다. 차우(배우 양조위)는 지역 신문사 편집장이고 호텔에서 일하는 부인은 자주 집을 비우는 맞벌이 가정이었습니다. 첸 부인(배우 장만옥)은 수출 회사 비서로 남편 첸은 일본으로 출장을 가 있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여성이었습니다. 같은 날 이사를 오게 되면서부터 우연히 계속 마주치던 차우와 첸은 서로 마음속 호기심과 호감을 품지만 각자 배우자가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은 깊은 곳으로 묻어두며 지내다, 서로의 배우자가 불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서로를 의식하고 있던 두 사람도 만남을 시작하게 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며 진심으로 사랑을 하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불륜이었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화양연화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뜻으로 불륜이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었지만 둘의 마음은 진실되었고, 깊었기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표현하였다고 보입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인만큼 화양연화에서도 특유의 영상미와 미장센을 보여줍니다. 또한 주인공의 감정을 담아내는 연출력 또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영화 주제곡인 in the moon for love는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는 곡으로 평가되었고, 화양연화는 개봉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고 제5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과 기술대상을 받을 만큼 작품성까지 인정받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귀신과의 사랑 천녀유혼 1
천녀유혼은 1987년 개봉했으며, 정소동 감독 작품의 장국영, 왕조현이 주연을 맡은 영화입니다.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하였으며, 가난하고 순박했던 서생 영채신(배우 장국영)과 아름다운 귀신 섭소천(배우 왕조현)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가난했던 영채신은 빚 수금을 하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고, 어김없이 일을 하러 곽북현이라는 마을에 갔다가 갑자기 내리는 비에 묵을 곳을 찾아다니던 영채신은 한 상인이 알려준 난약사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그곳은 귀신 나오는 곳으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영채신은 난약사에 갔고, 그곳에서 100년 젊은 나이에 죽어 그곳에 갇혀 사는 아름다운 귀신 섭소천을 만나게 됩니다. 영채신은 섭소천의 아름다움에 첫눈에 반해버렸고, 귀신이었던 섭소천은 순수하고 착한 영채신에게 빠져들며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귀신이었던 섭소천은 세상을 떠나야 했고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비록 귀신과의 사랑이었지만 둘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섭소천은 죽음이라는 운명에 맞서 사랑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던 중 영화의 마지막 부분쯤에 둘은 전생에도 사랑했던 사이였음이 밝혀졌지만 결론적으로 그 둘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고, 그 둘은 영채신의 '부디 환생하시오'라는 슬픈 말을 남기며 이별하게 됩니다. 천녀유혼은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뿐만 아니라 청나라 시대의 아름다운 풍경과, 두 주인공의 뛰어난 연기력까지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또한 1988년 홍콩 금상장영화제에서 미술상, 영화음악상, 주제가상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당시 천녀유혼의 인기는 상당했으며, 천녀유혼 1은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편에도 수록되어 있을 만큼 명작으로 손꼽히는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홍콩영화 중 80년대 작품에서 최근 작품까지 사랑영화로 손꼽히고 있는 명작들을 소개해보았습니다. 다음시간에도 흥미로운 내용들로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